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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베테랑 1 리뷰 (사회비판, 캐릭터, 흥행)

by 효도니 2026.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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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넷플릭스를 켰다가 「베테랑」을 또 틀어버렸습니다. 처음 본 게 2015년 개봉 당시인데, 그때도 통쾌했고 지금 다시 봐도 화면에서 눈을 못 뗍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시원한 액션 영화려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권력과 정의, 공권력의 역할을 이렇게 대중적으로 풀어낸 한국 영화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영화관 포스터

 

 

사회비판 영화로서의 베테랑, 어디까지가 오락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가

솔직히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 캐릭터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정도면 현실에 없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온 뒤 뉴스를 켰더니 비슷한 사건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느낀 그 아이러니한 기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베테랑」이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상위권에 오른 것은 단순히 액션이 재밌어서만은 아닙니다. 영화는 갑질(甲乙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갑'이 상대방에게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행위)이라는 사회 현상을 서사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여기서 갑질이란 경제적·권력적 우위를 가진 사람이 그 지위를 악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하며, 조태오는 그 전형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영화 속에서 조태오가 저지르는 행동들은 단순한 범죄 액션 장르의 악당 설정이 아닙니다. 이른바 특권의식(Sense of Entitlement)이 어떻게 폭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서사 장치입니다. 여기서 특권의식이란 자신이 특별한 지위를 가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규칙이나 법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는 심리를 말합니다. 이 심리가 조태오의 모든 행동을 설명하는 열쇠입니다.

「베테랑」이 개봉한 2015년은 국내에서 '갑질 논란'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던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권력형 범죄에 대한 국민적 체감도는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빠르게 높아졌으며, 이는 영화의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습니다(출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제가 이 영화에서 사회비판적 요소로 주목했던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서도철이 조직 내부에서도 압박을 받는 장면들입니다. 영화는 악당과 주인공의 대결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공권력 내부에서도 위계와 눈치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슬쩍 건드립니다. 저는 이 부분이 단순한 오락 영화 이상의 무게를 만드는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베테랑」의 사회비판적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재벌 3세의 갑질과 법망 회피를 통한 특권층 비판
  • 공권력 내부의 위계와 눈치 문화 묘사
  •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 반영
  • 정의 실현이 개인의 집념에 의존해야 하는 시스템의 한계

캐릭터와 흥행을 가른 것, 황정민과 유아인의 대립 구도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건 "황정민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였습니다. 제 경험상 서도철 같은 캐릭터는 배우가 조금만 힘을 잘못 줘도 억지스럽고 뻔해 보입니다. 황정민은 그 선을 절묘하게 탔습니다. 특유의 사투리와 거침없는 몸놀림이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만들었고, 덕분에 관객은 서도철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서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 연출에서 이 효과를 만드는 기법을 카타르시스 서사(Cathartic Narrative)라고 부릅니다. 카타르시스 서사란 관객이 현실에서 느끼는 억압과 분노를 인물을 통해 대리 해소하도록 설계된 이야기 구조를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극론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인데, 「베테랑」은 이를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에 효과적으로 접목했습니다.

반대편에 선 유아인의 조태오는 단순히 밉살스러운 악당이 아닙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조태오는 어떤 장면에서는 진짜로 무서웠습니다. 특히 자신이 법 위에 있다는 확신이 얼굴에서 흘러넘치는 표정들이요. 유아인이 이 역할을 통해 보여준 건 악인의 공포가 폭력 그 자체가 아니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확신에서 온다는 점입니다.

영화비평 측면에서 이 두 인물의 구도는 미장센(Mise-en-scène)을 통해 더욱 강조됩니다. 미장센이란 카메라 프레임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적 요소, 즉 조명·의상·구도·배우의 위치까지 포함하는 영화 언어를 말합니다. 「베테랑」에서 조태오는 항상 높은 위치나 넓은 공간에 배치되고, 서도철은 좁고 어수선한 환경에서 움직입니다. 이 대비가 두 인물의 권력 차이를 대사 없이도 전달합니다.

비판적으로 보면, 저는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느꼈습니다. 캐릭터 구도가 지나치게 이분법적이라는 점입니다. 서도철은 흠이 없고 조태오는 구제 불능입니다. 현실의 문제는 훨씬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입체적인 시각이 반영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영화 연구자들 역시 장르 영화의 선악 이분법이 관객의 비판적 사고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영화학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개성이 흥행을 이끈 핵심이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황정민·오달수·장윤주·오대환·김시후로 구성된 광역수사대 팀의 앙상블 연기는 영화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묵직한 주제를 부담 없이 소화하게 만드는 완충재 역할을 했습니다.

「베테랑」은 완벽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게 되는 이유는 단순히 재밌어서가 아닙니다. 볼 때마다 현실의 어떤 장면과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봤을 때 통쾌했던 결말이 두 번째, 세 번째에는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게 이 영화의 진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보고 나서도 뭔가를 남기는 영화이니까요. 혹시 한동안 안 보셨다면 한 번 다시 꺼내 보시길 권합니다. 처음과는 분명히 다른 감정이 남을 겁니다.


참고: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x_csa=%7B%22isOpen%22%3Atrue%7D&pkid=68&os=1848831&qvt=0&query=%EB%B2%A0%ED%85%8C%EB%9E%91%201%20%EC%A0%95%EB%B3%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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