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많이 가진 게 정말 죄가 되는 시대가 온 걸까요? 2026년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4년 만에 다시 시작됩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최고 세율이 82.5%까지 올라가는데,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번 돈의 80% 이상을 세금으로 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싶었거든요.

중과세율, 숫자로 보면 더 무겁다
양도소득세, 줄여서 양도세란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을 팔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기본적으로 6%에서 45%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문제는 다주택자에게 붙는 중과세율(重課稅率)입니다. 여기서 중과세율이란 기본세율 위에 추가로 얹히는 페널티 성격의 세율로, 이번 재개로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실제 수치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더 실감납니다. 6년 전 15억 원에 매입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5억 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했을 때, 1주택자는 약 3억 3,300만 원의 양도세를 냅니다. 반면 3주택자라면 같은 조건에서 6억 8,700만 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1주택자보다 두 배가 넘는 세 부담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합산되면 실효세율은 최고 82.5%에 달합니다(출처: 연합뉴스).
이 계산에서 빠진 혜택도 짚어봐야 합니다. 바로 장기보유특별공제, 흔히 장특공제라고 부르는 제도입니다. 장특공제란 부동산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제도로,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큰 절세 수단이 됩니다. 그런데 중과 대상이 되는 다주택자는 이 장특공제 혜택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세율은 더 높고, 공제는 없는 이중 부담인 셈입니다.
중과 재개와 함께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주택자: 기본세율 + 20%포인트 중과, 장특공제 배제
- 3주택 이상: 기본세율 + 30%포인트 중과, 장특공제 배제, 지방소득세 포함 시 최고 82.5%
- 유예 예외: 토지거래허가 신청 후 기한 내 양도 완료 시 중과 면제 가능
- 신규 조정대상지역(서울 21개 구 등): 매매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양도 완료 필요
- 기존 조정대상지역(강남 3구, 용산구):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 양도 완료 필요
매물잠김, 정말 풀릴까요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세율이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 그냥 버티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집을 팔았을 때 손에 쥐는 돈보다 세금이 더 많다면, 굳이 팔 이유가 없으니까요.
매물잠김이란 시장에 팔 의사가 있는 매도자들이 세금이나 규제 부담 때문에 매물을 거두어들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 현상이 생기면 거래량이 줄고, 역설적으로 가격이 오히려 버티거나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는데 매물이 더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는 거죠. 제 경험상 이런 부작용은 정책이 시행되고 나서야 서서히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8일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적 매수를 차단했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환경을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정책 방향 자체는 이해가 됩니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는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직접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 은퇴 후 임대 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노후 대비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분들까지 똑같은 잣대로 보는 게 맞는 건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데, 조정대상지역이란 집값 상승률이 일정 기준을 넘어 정부가 투기 과열로 판단한 지역을 의미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며, 이 지역에서는 대출·청약·세금 등 여러 규제가 동시에 강화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또 정책 방향이 수년 사이에 몇 번씩 바뀐 것도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지점입니다. 2022년 5월에 유예를 시작하고 이후 몇 차례 연장하다가 이번에 종료된 것인데, 이런 반복적인 정책 변화는 예측 가능성을 낮춥니다. 제 경험상 부동산 같은 자산 시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정책은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불안 요인이 됩니다.
결국 세금 정책 하나만으로 시장 전체를 조율하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인 세 부담 압박보다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 확대와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시장이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번 중과 재개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앞으로 몇 달간의 거래량과 매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주택자라면 지금 당장 본인 보유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해당하는지, 토지거래허가 신청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세무 전문가와 상담해 본인 상황에 맞는 절세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 또는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절세 전략은 반드시 세무사나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60508125000003?input=1195m